나에게도 이런일이 너무 충격이네요
안녕하세요. 일산흥신소 다해탐정사무소 대표입니다.처음에는 이게 그저 영화나 드라마 같은 이야기인 줄 알았다.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설마 내게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라는 생각이 앞섰다. 그래서 방심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문득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에게서 낯선 흔적을 발견하게 됐다. 작은 편지 한 장 밤늦은 시간 전화 통화 내역 예전과 달리 나를 피하는 듯한 눈빛까지. 이 모든 징후가 우연치고는 너무 빈번했다.
그렇다고 척하면 척 상대방을 추궁할 배짱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괜한 싸움이 커질까 봐 아니면 내가 착각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선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에 친구가 조심스럽게 권유해준 곳이 일산흥신소였다. 처음엔 “정말로 흥신소까지 가야 하나?”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았기에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연락을 해보았다.
일산흥신소 쪽 상담 전화를 걸기 전까지 마음이 어찌나 떨리던지 수화기를 잡은 손에 땀이 흥건했다. 그러나 막상 통화를 해보니 숨 막히는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 상담사의 목소리가 차분해서 나처럼 누군가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사람을 많이 접해봤구나 싶었다. 곧 방문 예약을 잡았고 며칠 뒤 일산흥신소 사무실을 찾아갔다.
그날 따라 미묘하게 흐린 날씨에 기분도 가라앉았지만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평범한 사무실 풍경이었다. 널찍한 상담실 깔끔한 테이블 정리된 서류들. 마음속으로 그려왔던 음습한 이미지와 달라서 오히려 내가 괜한 상상을 했나 싶을 정도였다. 상담사와 마주 앉아 내 상황을 털어놓기 시작했는데, 자꾸 목이 메고 말이 잘 안 나왔다.
그런데도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일산흥신소의 담당자가 내 긴장감을 배려하면서 차근차근 질문을 던져줬기 때문이다. 별것 아닌 듯 보이는 일상 정보조차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가령 상대방이 평소 무슨 요일에 늦게 들어오는지 어느 쪽 방향으로 퇴근하는지 간단한 동선 변화 같은 것들도 체크해두면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일주일쯤 지났을 무렵, 일산흥신소가 조사 결과 일부를 전달해줬다. 아직 완벽히 마무리된 자료는 아니었지만 사진 몇 장과 함께 상황 설명이 덧붙어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나에게도 이런 일이 정말 벌어지는구나 하는 충격이 몰려왔다. 낯선 장소에서 찍힌 사람의 뒷모습, 익숙한 옷차림이지만 분명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있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기분이었다.
그날 밤에는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화가 치밀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 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고민됐다. 아예 눈을 감고 있었다면 평온했을까 아니면 진실을 알아낸 지금이 차라리 나은 걸까. 뒤숭숭한 생각에 시간을 허비하던 중, 다음 날 아침 다시 일산흥신소와 연락이 닿았다. 그쪽에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내 상태를 살피듯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계속해서 무슨일이 일어날것같은 불길함
한 번 충격을 받은 이후부터는 작은 움직임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됐다. 상대방이 퇴근 후 조금만 늦게 들어와도 핸드폰 알림음이 울릴 때마다 “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래도 막연히 혼자 끙끙 앓기보단 일산흥신소를 통해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아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안심이 될 리는 없었지만 적어도 모르고 당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며칠 뒤 다시 일산흥신소를 찾아가서 추가 정보를 나눴다. 평소 통화 기록이나, 소셜미디어에서 확인할 수 있는 흔적 같은 것들을 스크린샷으로 정리해갔다. 조사팀에서는 이 자료를 토대로 더 깊게 파고들겠다고 했다. 사실 내가 정보를 넘겨주는 순간 ‘정말 이 길 밖에 없나’ 싶은 씁쓸함도 있었지만, 이미 되돌아가기에는 늦었다고 느꼈다.
그 후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다가 결국 결정적 자료가 확보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일산흥신소를 찾았는데, 그곳에서 건네받은 사진과 동영상 클립은 차마 그대로 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은밀한 장소에서 나눈 대화, 거리낌 없이 서로에게 기댄 모습이 기록되어 있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관계가 시작됐는지 궁금하면서도 동시에 알고 싶지 않은 모순적인 감정이 일어났다.
일산흥신소에서 조사를 맡아준 이들은 내 반응을 무심히 바라보지 않았다. 물론 그들 입장에선 일이지만 그래도 내 이야기를 들으며 무작정 ‘이혼해라’ 혹은 ‘당장 따져라’ 식으로 몰아가지 않았다. 선택은 언제나 나에게 달린 거라며 필요한 정보를 건네줄 수 있다는 사실을 되풀이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왜 이렇게 세상이 낯설게 보이던지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상태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 사람을 향해 혹은 내 결혼 생활을 향해 가느다란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희망의 끝에서 과연 내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 들었다.
나중에 일산흥신소 측에서 최종 결과보고서를 보내줬을 때 그 안에는 조사 일정별로 정리된 자료와 사진들이 체계적으로 붙어 있었다. 정말로 내가 의뢰하기 전에는 상상도 못 한 모습들이었지만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계속 모르고 있었다면 언제까지 어둠 속에서 미련만 붙들고 있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그 후 내게는 여러 선택지가 열렸다. 이미 친구나 가족에게 털어놓았고 일부는 변호사를 만나볼 생각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렇게 충격적인 상황에서 주저앉기보다는 그래도 나 자신을 위해 어떻게든 걸어나가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요즘도 주변에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얘길 듣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조심스럽게 일산흥신소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괜히 괴로워하며 짐작만 하는 것보다는 사실관계를 확실히 파악하고 내 삶을 지키는 쪽이 낫지 않나 싶기 때문이다. 물론 그 결정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나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흔들리는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면 검토할 만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을 겪으며 세상에 완벽한 신뢰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나 우정을 전부 부정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언젠가 내게도 이런 일이 닥칠 수 있음을 아예 외면하면 안 된다는 걸 배웠다. 일산흥신소를 통해 알게 된 진실이 쓰디썼지만 거짓 위에서 계속 살지는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차라리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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