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는 이 바람은 바람으로 맞서야 합니까?
안녕하세요. 일산흥신소 대표입니다.가끔 주변을 둘러보면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는데 속사정을 알고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을 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었던 사람에게서 낯선 기운을 느꼈고 작은 변화들을 지나치지 않았더니 무언가 크게 잘못되어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처음에는 단순한 오해라고 생각했다. 피곤해 보이는 얼굴과 자꾸만 엇갈리는 일정이 그저 바쁜 직장 생활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조그만 목소리로 통화를 하며 집 밖으로 나가거나 휴대전화에 깔린 긴 침묵 같은 것들이 석연치 않게 느껴졌다. 가까운 친구에게 털어놓았더니 혹시라도 불편한 진실이 있을 수 있으니 사실부터 제대로 확인하라고 조언하더라.
그렇게 나는 일산흥신소를 찾게 됐다.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솔직히 낯설었다.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나 보던 분위기를 상상했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깔끔한 사무실이었다. 불안감 때문에 손에 땀이 가득했는데 상담해주는 사람이 편안하게 대해줘서 조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혼자 찾아온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이런 곳에 올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일산흥신소 측에서는 오히려 당당히 사실을 확인하는 게 현명하다고 이야기해줬다. 고민을 오래 하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사건을 뭉갤수록 내 마음속 걱정이 더 커질 게 뻔했으니까.
며칠 후, 의뢰 결과가 나왔을 때 나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정말로 의심했던 대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이 다른 사람과 은밀한 연락을 하고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던 거다. 조용한 골목길에서 찍힌 사진과 식당에서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주고받은 메시지 일부 기록까지 보면서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동시에 그동안 내가 꾹 누르고 있었던 분노와 실망감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나 자신도 조금 이상해 보였다. 왜 나는 이렇게까지 증거를 쥐고 나서야 확신을 갖게 되었을까. 서로 믿고 지내야 하는 관계라면 마음이 불편할 때 솔직히 물어볼 수도 있었을 텐데. 그 단순한 대화를 하지 못했던 이유는 내가 그 사람을 너무 믿어서였을까 아니면 내 안에 자리 잡은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일산흥신소에서 받은 자료들을 몇 번이나 들여다보고 나니, 이제는 선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대로 모른 척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엔 내 마음이 너무 다쳐 있었다. 그래서 친구가 말하길 복수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똑같이 바람을 피우거나 더 큰 아픔으로 되갚아주라고 부추기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바람을 또 다른 바람으로 갚는다고 해서 과연 무엇이 달라질까 싶었다. 그건 그저 똑같이 상처를 주고받는 일이 아닐까. 또 한편에서는 아예 모르는 척 덮고 지내는 게 마음의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미 내 눈앞에 증거가 선명하게 놓여 있다는 점이었다. 마음속에 의심이 깊이 박혀 있는데 그걸 애써 못 본 척한다고 사라지는 건 아닐 테니까.
내 결정에 따른 책임
그런 복잡한 심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일산흥신소 상담 과정에서 털어놓았던 대화 덕분이었다. 물론 흥신소가 심리 상담소는 아니지만 누구도 쉽게 말 못 할 상황을 이해해주고 대응 방법에 대해 조곤조곤 조언해주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뭘 하든 내 결정이었고 그 결정에 따른 책임도 내 몫이었지만 혼자서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현실적인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정작 증거를 손에 넣고 나니 기분이 묘했다. 한편으로는 내 의심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허무했고 또 한편으로는 이제 어떻게든 다음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겼다. 누구는 곧장 변호사를 찾아가야 한다고 하고 누구는 상대방에게 먼저 직접 따져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당장은 마음의 정리를 먼저 하고 싶었다.
일산흥신소에서 받은 자료를 서랍 깊숙이 넣어두고 잠깐 여행을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친구와 함께 바닷가를 걸으면서 아무 말 없이 파도 소리에만 집중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에 스치는 순간 문득 나는 왜 이런 상황에까지 왔을까 하는 자괴감이 들었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내 상처가 사라지는 건 아니니, 조금 더 냉정하게 대처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 뒤로는 오히려 일상으로 돌아가 좀 더 차분히 상황을 바라봤다. 웃으면서 일하긴 어려웠지만 일에 집중하는 동안만큼은 잡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과도 평소처럼 지내려 애썼고 그 사이 마음에 정리가 조금씩 되었다. 그 사람과 내가 함께했던 시간들이 헛된 건 아니겠지만 이제는 나를 위해서라도 확실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다시 일산흥신소를 찾게 됐다.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간 건 아니었지만 이미 한 번 의뢰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좀 더 편하게 느껴졌다. 두 번째로 상담을 받을 땐 증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부터 자문을 구했다. 혹시 불리한 상황이 생길까 봐 고민되기도 했는데 여러 사례와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해주어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 후로도 일산흥신소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필요한 정보를 추가로 얻었다.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좋을지 무작정 흥분하기보다는 신중하게 단계를 밟아 나가는 편이 좋다는 말에 수긍할 수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아무것도 못 하는 것보다는 정확히 알아내고 차근차근 해결하는 게 내게는 맞았다.
친구들은 내 결정을 존중해주었다. 넌 늘 착해서 아무것도 못 할 줄 알았는데 이런 일은 달리 생각해야지라며 나를 다독여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좀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하는 이도 있었다. 그래도 내 마음은 한결같았다.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는 선에서 나를 보호하고 싶었다.
일산흥신소가 없었다면 나는 아마 아직도 고민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을지 모른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분명히 있고,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됐다.
요즘 주변에서 비슷한 일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꼭 물어보곤 한다. 혼자 힘들어하고 있지 않느냐고. 혹시라도 필요하면 일산흥신소를 찾아보라고. 그저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곳이 아니라,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확실한 해답을 찾는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적어도 나는 더 이상 의심이라는 그림자 속에 살고 싶지 않다. 내 삶이 흔들릴 때 필요한 건 때로는 작은 확신이 될 수도 있고 그 확신을 얻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그 도움의 시작이 일산흥신소였다는 점이 내겐 꽤나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제는 매일같이 불안에 떨지 않고 나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때론 사람 사이의 믿음이 얼마나 깨어지기 쉬운지 알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감정과 관계를 부정하고 싶진 않다. 다만 믿음이 깨진 뒤에 내가 해야 할 일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했고 그 용기를 가져다준 계기가 바로 일산흥신소였다. 그 사실 하나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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